책 요약 정리

아무튼, 술

letsgo247 2021. 4. 4. 23:48

한줄평: 술 예찬론자의 술 예찬론


나는 '알콜 헤이터'다. 나는 싫어하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인데, 술은 내가 싫어하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다.

 

일단 나는 술을 잘 못 마신다. 원래 무슨 일이든 잘 못하면 좋아하기가 어렵잖나. 나는 맥주 or 소주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진다. 많이 마신다 싶으면 소주 한 병 정도? 그 정도 마시면 몸에서 반응이 온다. ("알콜 주의 경보! 더 마시면 위장의 내용물을 밖으로 밀어올리겠다!") 정신이 취하기 전에 몸이 먼저 취하기 때문에 나는 살면서 단 한 번도 술 먹고 필름이 끊겨 본 일이 없다. 주사라는 걸 부려본 적도 없고 술 먹고 다음날 후회할 일을 저지른 적도 없다.

 

'마시면 기분이 좋아져서'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술을 마셔도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별로 못 받는다. 고양감이 들기는 하지만, 불쾌한 고양감에 가깝다. 맥박이 강하고 빠르게 뛰며, 판단력이 흐려진다. 나는 삶에 있어서 '항상성 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알콜은 항상성을 깨뜨리는 불청객이다. 쓸모 없는 고양감 때문에 잠도 잘 안 오고, 잠에 들어도 간에서 알콜을 분해하느라 수면의 질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그 다음날은 숙취 때문에 온전한 하루를 살아내기가 어렵다. WHO 선정 1군 발암물질 중 하나인 에탄올을 좋다고 입속으로 털어 넣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계보건기구의 '의존성과 중독성이 있는 마약성 물질'이라는 설명이 실감이 난다.

 

무엇보다 참기 힘든 것은 술을 강요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게 먹고 싶으면 '술은 해로우니 마셔서 없애자'는 정신으로 혼자 먹고 X지면 되지, 왜 남들에게까지 술 안 마신다고 X랄을 할까? 술을 강요하는 심리가 너무 궁금하다. (사실 설명해 줘도, 이해도 공감도 못할 것 같다.) 비슷한 맥락으로, 술 먹으면 변하는 사람들도 참 별로다. 술 먹고 좋은 쪽으로 변하는 사람을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 우울해지거나, 예의가 없어지거나, 폭력적이 되거나 등... 알콜을 먹고 자란 이드가 에고를 밀쳐내고 머리를 내미는 순간을 목격하는 건 그다지 즐거운 경험이 아니다. 이 사람의 본모습은 사실 이거였구나 싶어서 그 뒤로 멀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득실이 있게 마련인데, 술에도 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은 여기서 끝맺도록 하겠다. 나는 알콜 헤이터니까.

 

 

 


 

 

 

 

[아무튼, 술]
(나는 싫어하는 게 별로 없는 사람인데, 술은 내가 싫어하는 몇 안되는 것들 중 하나다.)
-암 알콜 헤이터
만악의 근원이라고 생각하는 게 세가지 있다. 술, 담배,
-술을 싫어한다
-못 마신다. 원래 못하면 싫어하게 되잖나
-빨개진다. 당근처럼
-몸이 안 받는다. 정신보다 몸이 먼저 간다.
-단 한번도 필름이 끊겨본적이 없다.
기분도 별로 좋아지지 않는다.
고양감은 들지만, 불쾌한 고양감에 가깝다.
나는 내 정신이 맑은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고 싶다. 인생은 짧다. 항상성을 유지하고 싶다.
-내 주량은 2병? 피아노 고백을 하고 차인 뒤였다. 술자리에서 1시간, 화장실에서 변기를 붙잡고 1시간, 그리고 엄마차에 실려 집에 갔다. 그 뒤로 내 여친이 되긴 함 ㅋ
술 안 먹는다고 지랄하는 사람은 더 싫다. 심리가 너무 궁금하다.
-강요하는 사람.
술먹고 변하는 사람. 좋은 쪽으로 변하는 사람은 못 본 것 같다(우울해지거나, 폭력적이 되거나, 예의가 없어지거나 등). 그 사람의 본모습이 저렇구나 싶어서 더 멀리하게 된다.
-WHO 선정 1군 발암물질 중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의 유일한 순기능을 꼽는다면... 강력한 아이스브레이킹 능력? 경계심과 긴장감을 풀어주고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용기를 불어넣어 평소라면 하지 말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취중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