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상당히 신선하다. 자기 계발서를 거꾸로 뒤집은 듯한 참신한 시선.
[차례]
1.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쓰지 마
2. 해피엔딩이란 동화에나 나오는 거야
3. 왜 너만 특별하다고 생각해?
4 '고통을 피하는 법'은 없어
5.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져야지
6. 넌 틀렸어, 물론 나도 틀렸고
7. 실패했다고 괴로워하지 마
8. 거절은 인생의 기술이야
9. 결국 우린 다 죽어
p.9: 대부분의 사람이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른 채로 인생을 살아간다. 심지어 학업을 마친 뒤에도, 직장을 잡은 뒤에도, 돈을 벌게 된 뒤에도 그렇다. 25세까지 난 장래 희망을 옷보다도 자주 갈아입었다. 심지어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나는 인생을 살아가며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아마 당신도 나처럼 뭘 하고 싶은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거의 모든 사람이 이런 일로 몸부림을 친다. "난 뭘 하며 살아가고 싶은 거지?",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게 뭘까?", "내가 잘하는 게 뭐지?" 내게 이메일로 이런 질문을 해 오는 사람 중에는 40대와 50대도 있다.
p.10: 내 경험에 따르면, 소위 '인생의 목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뭘 해야 할지' 모르는 게 아니다. 문제는 그들이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거다.
우리는 특별한 일을 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을 찬양한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일'은 보통 극도로 높은 기회비용을 요구하는 법이다. 빌 게이츠는 일주일에 5일을 사무실에서 자며 30대의 대부분을 보냈으며, 스티브 잡스는 큰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브래드 피트는 플래시 세례를 받지 않고서는 집을 나설 수 없었고, 유명세로 인한 사회적 고립 때문에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모든 걸 가지려는 사람, 즉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모두 채우려 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잃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 어떤 부족함도 용납하지 못하는 태도, 모든 걸 가져야 한다는 믿음이 인생을 '지옥의 무한궤도'에 빠지게 만든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경 끄기의 기술'이다.
p.20: 진짜 행복한 사람은 거울 앞에 서서 '난 행복하다'고 되뇌이지 않는다. 가만히 있어도 행복한데 뭐하러 그런 행동을 하겠는가?
'가장 작은 개가 가장 크게 짖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자신만만한 사람은 자신감을 증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진짜 부자들은 굳이 돈을 자랑할 필요를 못 느낀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크게 신경 안 쓴다. 반면 늘 무언가를 꿈꾸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한 가지 현실을 끊임없이 신경 쓴다.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현실 말이다.
p.21: 광고에서 이렇게 떠들어대는 이유가 뭘까? 사람들이 이것저것에 더 많이 신경을 써야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소비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일에 신경을 쓰는 게 정신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그렇게 살면 천박함과 허세가 몸에 배기 십상이며, 행복과 만족이라는 신기루를 좇는 데 평생을 바칠 수도 있다. 좋은 삶을 살려면, 더 많이 신경 쓸 게 아니라, 더 적게 신경 써야 한다. 요컨대, 오로지 코앞에 있는 진짜 중요한 문제에만 신경을 쓰라는 말이다.
p.26: 긍정적인 경험을 원하는 건 부정적인 것이고, 부정적인 경험을 받아들이는 건 긍정적인 것이다. 철학자 앨런 와츠는 이것을 '역효과 법칙'이라고 불렀다. 이 법칙에 따르면, 기분을 끌어올리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불행해진다. 뭔가를 바라는 행위는 무엇보다 내가 그걸 갖지 못했음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지금보다 부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수록, 실제로 돈을 얼마나 버는지와는 무관하게 자신을 더 가난하고 하찮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더 섹시하고 더 멋있어지고 싶어할수록, 실제 외모와는 무관하게 자신이 더 못나 보인다. 더 행복하고 사랑받기를 열망할수록, 주변에 누가 있는지와는 무관하게 더 외롭고 근심도 많아진다. 정신적으로 더 깨어 있기를 원할수록, 더 자기중심적이고 천박한 사람이 된다.
p.26: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는 말했다.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맨다면 결코 인생을 살아갈 수 없다."
p.32: 감탄스럽지 않나? 역경을 극복하는 것 말이다. 따돌림당하고 배척당할지라도 남들과 발맞추기를 거부하는 것,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이 모든 것을 감수하는 것 말이다. 피할 수 없는 실패에 맞서 가운데손가락을 치켜드는 의지. 역경, 실패, 수치, 또는 몇 번의 '폭망'에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 어떤 일이든 그저 웃어넘기고 자신이 믿는 바를 행하는 사람들.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하는 사람들. 이들은 이것이 자신보다 중요하고, 자신의 느낌과 자존감과 자아보다 중요하다는 걸 안다.
p.33: 인생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이 아닌, 중요하지 않은 모든 것을 향해 "꺼져"라고 말한다. 진짜로 중요한 것에 쓰기 위한 신경을 따로 남겨 놓는다. 친구, 가족, 목표, 퇴근 후 마시는 맥주 한잔을 위해. 이렇게 중요한 것만을 위한 신경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그것들에 신경을 쏟을 수 있다.
p.34: 어떤 예술가에 따르면, 인간의 마음은 문제가 없으면 자동으로 문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는다. 내 생각엔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여기는 것은, 사실 그들에게는 그보다 중요한 걱정거리가 없다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부작용일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생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길일 것이다. 진정으로 의미 있는 것을 찾지 않는다면, 무의미하고 하찮은 것에 신경이 쏠릴 테니까 말이다.
p.39: 많은 사람들이 창업을 원한다. 하지만 위험, 불확실, 반복되는 실패, 무익할지도 모르는 일에 눈 딱 감고 바친 시간의 가치를 알지 못한다면, 사업가로 성공할 수 없다.
p.41: 인생의 진정한 의미와 성취감은 자신만의 투쟁을 선택해 감내함으로써 얻어야 한다. 당신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불안이나 외로움 또는 강박장애건, 아니면 매일 당신이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을 엉망으로 만드는 상사건 간에, 해법은 그런 부정적 경험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피하거나 구원을 바라서는 안 된다.
p.42: 내 꿈은 거대한 산과 같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달았다. 난 그 산을 오를 마음이 별로 없었다는 것을. 그저 정상을 상상하는 걸 좋아했을 뿐이었다. 우리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어쨌든 난 실패했고, 낙오자이거나 루저다. 난 이기지 못했고, 꿈을 포기했으며, 사회의 압력에 굴복했다.
하지만 진실은 이런 설명보다 훨씬 시시하다. 진실은, 내가 뭔가를 원한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따는 것이다. 나는 보상은 원했지만 투쟁은 원하지 않았다. 결과는 원했지만 과정은 원하지 않았다. 투쟁을 미워하고 오직 승리만을 사랑했다.
그런데 삶은 그런 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무엇을 위해 투쟁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당신이라는 존재를 규정한다.
체육관에서의 투쟁을 즐기는 사람은 철인 3종 경기를 뛰고, 탄탄한 복근을 가지고, 집채만 한 바벨도 들어 올릴 수 있다. 야근과 사내정치를 즐기는 워커홀릭은 초고속 승진을 한다. 배고픈 예술가 생활에 따라오는 스트레스와 불안을 즐기는 사람은 결국 예술로 성공할 확률이 높다.
투쟁이 성공을 결정한다. 그리고 문제는, 조금 더 나은, 조금 더 개선된 문제와 함께, 행복을 낳는다. 이 과정은 위를 향해 끝없이 솟아 있는 나선형 계단이다. 당신이 그 계단을 오르다 어느 지점에서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유감스럽게도 그건 오산이다. 기쁨은 오르는 일 그 자체에 있기 때문이다.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행복으로 가는 길에는 똥 덩어리와 치욕이 널려있다.
p.51: 행복하려면 우리는 뭔가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므로 행복은 일종의 행동이며 활동이다. 행복은 가만히 있으면 주어지는 게 아니다. 허핑턴포스트의 상위 10위 기사를 읽고서 또는 무슨 도사나 스승의 말을 듣고서 문득 깨닫게 되는 것도 아니다. 마침내 집에 방 한 칸을 추가할 돈을 모았다고 해서 행복이 홀연히 나타나지는 않는다. 행복이 장소아 생각이나 직업 속에 숨어있다가 당신을 맞이하는 일은 없다. 그 점은 책도 마찬가지다.
행복은 끊임없는 제조 과정에 놓여 있는 미완성품이다. 왜냐면 문제 풀기가 끊임없는 제조 과정에 놓여 있는 미완성품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문제에 대한 해법은 내일의 문제를 풀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다.
p.56: 우리가 삼키기를 꺼리는 알약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이 세상에 궁극적인 행복이라는 것이 존재하며 우리가 그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우리가 느끼는 모든 고통을 영구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성취감과 만족감으로 가득한 삶이 영원히 계속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
당신이 결혼하는 사람이 당신과 싸울 사람이다. 당신이 구입하는 집이 당신이 수리할 집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꿈의 직업이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줄 직업이다. 어떤 일이건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의 기분을 해치기 마련이다. 얻음은 곧 잃음이기도 하다. 긍정적 경험이 부정적 경험을 규정할 것이다.
p.61: 오늘날 우리가 모두 굳게 믿고 있는 명제가 있다. 바로 우리가 아주 특별한 일을 하게 될 거라는 믿음이다. 유명인이, 재계의 거물이, 정치인이 그렇게 이야기한다. 심지어 오프라 윈프리조차도 그렇게 말한다(그러므로 틀림없이 사실이다!). 우리 하나하나가 모두 특별한 사람이며, 우리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자격이 있다.
그런데 이 주장에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는가? 따지고 보면, 모두가 특별하다는 말은 아무도 특별하지 않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p.62: 육체 건강에는 역시 채소다. 그렇다면 감정 건강을 위한 채소는 무엇일까? 바로 무미건조하고 일상적인 삶의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 넓은 세상을 고려하면, 내 행동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나" 혹은 "내 인생 대부분이 지루하고 평범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아"와 같은 자세 말이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채식이 도무지 맞지 않아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삼키면, 몸에 힘과 활력이 넘칠 것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차세대 거물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마침내 사라질 것이다. 매일같이 능력을 증명하려는 욕구 그리고 무력감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가실 것이다. 자신이 평범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어떤 평가나 거창한 기대도 하지 안혹, 자유롭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이루게 될 것이다. 또한 삶의 근본이 되는 경험을 깊이 음미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소소한 우정을 나눈다거나, 무언가를 창작한다거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거나, 좋은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웃는 일 등에서 즐거움을 찾게 될 것이다.
p.70: 현대인의 삶은 극단적인 경험으로 가득하다. 대중매체가 사람의 이목을 끌어 돈이 되는 극단적인 것들을 내보내기 때문이다. 이게 핵심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대체로 단조롭고 평범하게 살아간다. 다시 말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전혀 예외적이지 않은 지극히 평균적인 삶을 살아간다. 한 분야에서 특출하다 해도, 다른 대부분의 분야에서는 평균이거나 평균을 밑돌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한 분야에서 대단한 사람이 되려면,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를 거기에 쏟아부어야 한다. 그런데 인간에게 허용된 시간과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니 한 사람이 모든 분야는커녕 여러 분야에서 특출하기조차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성공적인 사업가가 사생활은 개판인 경우가 흔하다. 불세출의 운동선수가 뇌 절제술을 받은 돌덩어리처럼 천박하고 멍청한 경우가 흔하다. 수많은 유명인들이 그들의 추종자만큼이나 삶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대체로 평범한 사람인데 세간의 이목을 끄는 건 전부 극단적인 것들이다. 우리는 이 사실을 이미 대충 눈치채고 있지만, 입에 올리지도 않고 이게 왜 문제인지 논의하는 일도 없다.
인터넷,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수백 개의 TV 채널 등 미디어의 힘은 굉장하다. 하지만 인간의 주의력은 제한되어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밀려드는 정보의 물결을 다 처리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0과 1의 나열은 수많은 정보 중 0.0001%에 속하는 극히 예외적인 것들뿐이다.
극단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예외주의를 새로운 기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런데 예외적인 정보가 쇄도하면, 지극히 평범한 우리로서는 불안과 절박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누구나 어디 한 군데는 분명히 부족한 면이 있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점점 더 허세와 중독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욕구를 느끼고,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타인을 과장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이를 위해 누군가는 벼락부자가 되기 위한 계획을 꾸며낸다. 누군가는 굶주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하늘을 가로질러 아프리카로 향한다. 누군가는 학교에서 최고가 되어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쓴다. 누군가는 학교에 총을 난사한다. 누군가는 말하고 숨쉬는 모든 것과 섹스하려 한다.
문제는 최첨단 기술과 매스미디어 마케팅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왜곡되었다는 것이다. 예외적인 것이 범람하면서 사람들은 자신을 더 못났다고 느끼게 됐다. 그리고 주목 받거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더 극단적이고 더 근본적으로 행동하고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됐다.
대중매체가 비현실적인 정보를 계속 쏟아냄에 따라, 우리는 비현실적으로 높은 기준을 지나치게 자주 접하게 되고, 그 결과 불안감은 더욱 커진다. 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루저가 된 느낌까지 드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검색을 잠깐만 해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수천 명은 나오기 때문이다.
p.82: 자신이 특별하다거나 남다르다는 생각을 버려라. 삶의 기준을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으로 다시 정하라. 자신을 유망주나 재야의 천재로 보지 말라. 비참한 피해자나 형편없는 실패자로도 여기지 말라. 그보다 훨씬 평범한 정체성인 학생, 배우자, 친구, 창작자와 같은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라.
자신의 정체성을 좁고 희귀한 것으로 규정할수록, 더 많은 삶의 요소들이 위협적으로 보일 것이다. 되도록 단순하고 일상적인 방식으로 자신을 규정하라.
p.106: 문제를 부정하면, 문제를 풀어 행복을 얻을 기회를 잃게 된다. 문제는 삶에 의미와 가치를 더한다. 따라서 문제를 피하다 보면, 우리는 (즐거울지는 모르겠으나) 무의미한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초콜릿 케이크를 먹을 때보다 마라톤을 완주할 때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비디오게임에서 이길 때보다 아이를 키울 때가 더 행복하다. 새 컴퓨터를 살 때보다 친구와 작은 사업을 시작해 간신히 입에 풀칠만 하고 살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활동은 스트레스를 주고, 고되며, 때로 불쾌하기도 하다. 또 가혹한 문제를 연이어 낳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자 가장 기쁜 일이다. 고통과 투쟁은 물론 분노와 절망까지 따르겠지만, 일단 해내고 나면 훗날 촉촉한 눈매로 과거를 회상하며 손주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트는 말했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투쟁했던 나날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므로 쾌락, 물질적 성공, 나는 다 안다는 태도, 무한 긍정과 같은 가치는 삶의 이상으로 삼기에 적절치 않다. 한 사람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쾌락, 성공, 지식, 긍정과는 거리가 멀다.
즐거움과 성공은 좋은 가치관의 부산물로, 그 자체로는 공허한 쾌락에 지나지 않는다.
p.109: 좋은 가치는
① 현실에 바탕을 두고 ② 사회에 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있다.
나쁜 가치는
① 미신적이고 ② 사회에 해로우며 ③ 직접 통제할 수 없다.
정직은 좋은 가치다. 왜냐면 완전히 통제할 수 있고, 현실을 반영하며, 타인에게 이롭기 때문이다(불편할 때가 있긴 하지만). 반면에 인기는 나쁜 가치다. 인기가 당신의 가치라면, 그리고 댄스파티에서 최고로 인기 있는 사람이 되는 게 그 기준이라면, 우선 많은 일이 당신의 통제 밖에 있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거기에 누가 참석할지 알 수 없고, 참석자의 절반은 모르는 사람일 것이다. 게다가 이 가치와 기준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있지도 않다. 요컨대, 남들이 실제로 당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와는 무관하게 당신 멋대로 자기가 인기 있다고 또는 인기 없다고 느낄 것이다.
건전하고 좋은 가치의 예로는 정직, 혁신, 유연함, 자립, 후원, 자존감, 호기심, 너그러움, 겸손, 창조 등이 있다. 해롭고 나쁜 가치의 예로는 속임수나 폭력에 의한 지배, 무분별한 섹스, 늘 즐기며 살기, 항상 주목받기, 혼자 있지 않기, 모두에게 사랑받기, 부자가 되기 위해 돈 벌기, 사이비 신을 위해 작은 동물을 제물로 바치기 등이 있다.
이미 눈치 챘겠지만, 건전하고 좋은 가치는 내적으로 얻는 것이다. 창조성이나 겸손은 당장이라도 경험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된다. 이런 가치들은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있으며, 또한 우리가 공상이 아니라 현실을 마주하고 살아가게 해 준다. 나쁜 가치는 일반적으로 외적 사건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전용기 타기, 듣기 좋은 소리만 듣기, 비싼 집 사기, 고급 술집에서 캐비어 먹기 등이 있다. 나쁜 가치가 즐거움을 줄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통제 밖에 있으므로 그걸 얻으려면 종종 사회에 해롭거나 미신적인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p.174: 수많은 작은 실패가 모여 발전을 이룬다. 성공의 크기는 얼마나 많이 실패하느냐에 달려 있다. 어떤 사람이 뭔가를 당신보다 잘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당신보다 그 일에서 더 많은 실패를 맛봤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어떤 사람이 당신보다 못하다면, 그건 그가 당신보다 배움의 고통을 덜 경험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진짜로 성공하려면, 실패를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겠다는 건 성공하지 않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다.
p.183: 수학 선생님은 종종 이런 말을 했다. "문제가 안 풀릴 때는 가만히 앉아서 고민만 할 게 아니라 일단 애를 써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도 일단 무작정 애를 쓰다 보면 결국엔 머릿속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야."
스타트업 초기에 는 매일 발버둥을 쳤지만, 어찌할 바를 몰랐고 결과가 안 좋을까 봐 (또는 아무 결과가 없을까 봐) 두려웠다. 그때내 마음 깊은 곳에서 선생님의 조언이 내게 손짓했다. 그건 마치 주문과도 같았다.
"그렇게 가만히 있지 말고, 뭐라도 해라. 그러면 답을 얻게 될 테니."
행동은 동기의 결과일 뿐만 아니라,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사람이 어느 정도 동기가 부여될 경우에만 행동에 전념한다. 그리고 충분한 정신적 자극이 주어질 경우에만 동기를 부여받는다.
정신적 자극 -> 동기 -> 바람직한 행동
하지만 동기가 부족해서 인생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뭔가를 하라. 뭐라도 말이다. 그 다음 행동의 반응을 활용해서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라. 행동이 정신적 반응과 자극을 일으키고 뒤이어 다른 행동의 동기가 된다. 이 지식을 활용해 사고방식을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행동! -> (자극 -> 동기 -> 행동) x ∞
'뭐라도 해' 원리를 따르면, 실패가 하찮게 느껴진다. 모든 결과가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성공의 기준은 그저 행동하는 것이며, 자극은 전제조건이 아니라 보상이다. 우리는 자유롭게 실패하고, 실패는 또다시 성장의 원동력이 된다.
p.192: 완전한 자유 그 자체는, 아무 의미도 없다.
자유는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 기회를 주지만, 그 자체로 반드시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궁극적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의미 있고 중요하게 만드는 유일한 길은 수많은 선택지들을 거부하는 것이다. 즉 자유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우리는 한가지를 선택해 몰입해야 한다. 하나의 장소, 하나의 믿음, 하나의 사람을 말이다.
p.197: 뭔가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자신을 거기에 제한해야 한다. 인생의 의미와 즐거움에는 수준이 있다. 수준 높은 의미와 즐거움에 닿으려면, 하나의 관계, 기술, 직업에 수십년을 바쳐야 한다. 그리고 한 가지 일에 수십년을 바치려면, 나머지 선택지를 거부해야 한다.
무엇을 거부하느냐가 우리를 규정한다.
p.211: 난 오랫동안 이 말을 믿었다. 더 많이 벌어라, 더 많이 여행하라, 더 많이 경험하라, 더 많이 연애하라.
하지만 더 많은 게 꼭 바람직한 건 아니다. 사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적으면 적을수록 더 행복을 느낀다. 기회와 선택지가 지나치게 많을 때, 우리는 심리학자들이 '선택의 역설'이라고 부르는 것에 시달리게 된다. 우리는 선택지가 많을 수록 어떤 선택을 하든 덜 만족하게 되는데, 그 까닭은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다른 모든 선택지에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p.212: 한 사람, 한 장소, 한 직업, 한 활동에 몰입하면, 폭 넓은 경험을 할 수 없다. 반면에 폭 넓은 경험을추구하면, 깊이 있는 경험을 할 기회를 잃는다. 한 장소에서 5년 동안 살 때, 한 사람과 10년을 함께 할 때, 한 기술을 반평생 갈고닦을 때, 오직 그럴 때만 얻을 수 있는 경험이 있다.
폭 넓은 경험을 추구하면, 새로운 사람이나 사물, 새로운 사건을 하나씩 접할 때마다 얻는 것이 줄어든다. 처음으로 집을 떠나 다른 나라를 방문하면 세상을 보는 눈이 확 바뀌는데, 그건 기존의 관점이 좁은 경험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개국을 돌아다니고 나면, 21번째 나라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 또 50개국을 돌아다니고 나서 51번째 나라를 갔을 때 얻을 수 있는 건 그보다 훨씬 더 적어진다.
돈, 취미, 직업, 친구, 연애나 섹스 상대를 비롯해 사람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모든 변변찮고 피상적인 가치가 이와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 경험이 쌓일수록 새로운 경험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감소한다. 난 처음으로 파티에 가서 술을 마셨던 날 짜릿함을 느꼈다. 100번째는 재미있었다. 500번째는 그냥 평범한 주말 느낌이었다. 1,000번째는 지루하고 시시했다.
p.214: 어린 시절에는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게 바람직하다. 아마 필수라 해도 좋을 거다. 결국엔 세상을 폭넓게 경험하면서 내 모든걸 바칠 만큼 가치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하지만 황금이 묻혀 있는 곳은 깊다. 뭔가에 끊임없이 몰입해 깊이 파고들어 그걸 캐내야 한다. 관계, 직업, 훌륭한 생활 방식을 만들기를 비롯한 모든 일에서 마찬가지다.
p.227: 죽음은 우리에게 훨씬 더 고통스럽고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내가 세상을 떠나면, 세상이 어떻게 달라질까? 더 나아질까? 나는 어떤 흔적을 남길 것인가? 어떤 영향을 남길 것인가? 사람들은 아프리카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면 플로리다에 허리케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하는데, 내가 지나간 길에 어떤 허리케인을 남길 것인가?
어니스트 베커가 지적했듯이,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질문은 오직 이것뿐이다. 그건 분명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에 관해 생각하기를 피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힘들다. 둘째, 겁난다. 섯째, 우리는 자기가 뭘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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