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새로운 세상으로의 은근한 초대 (평점 3/5)
p.6: 동시에 여러 명을 사랑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독자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있다. 아래의 항목에 '예', '아니요'로 솔직하게 답해주길 바란다.
① 교제 중인 상대 이외의 다른 사람을 좋아해 봤다.
② 남편이나 아내가 있지만 데이트하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③ 이미 파트너(연인/배우자)가 있는 사람을 좋아해 봤다.
독자들은 위 질문에 적어도 한 번은 '예'라고 답했을 것이다. 파트너가 있어도 다른 누군가에게 마음을 빼앗기거나, 우연히 파트너가 있는 상대를 좋아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끌리게 되는 건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p.73: 그의 이상은 바로 두 사람이 같이 사랑할 수 있는 상대와 셋이서 폴리아모리적 관계를 갖는 것. 하지만 글렌은 "난 지적인 여자가 좋은데 니콜은 외모가 예쁜 여자를 좋아해. 두 사람의 취향을 충족시킬 수 있는 여자를 만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p.107: 폴리아모리 윤리는 통일되어있지 않고 매뉴얼 북에 따라 제가끔의 윤리를 제시한다. 인기 있는 매뉴얼 북 'Polyamory: The New Love without Limits' 에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폴리아모리 윤리가 적혀 있다.
- 의사결정은 합의로: 각자가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만남의 조건을 결정하기
- 정직하기: 거짓말을 하거나 속이거나 숨기지 말 것. 자신에게도 파트너에게도 정직하기
- 상대를 배려하기: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항상 배려하기
- 진심으로 대할 것: 현재의 관계를 굳건하게 하고 더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갖기
- 성실할 것: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쌓기. 지킬 수 없다면 약속하지 않기
- 개성을 존중하기: 서로 일체감이 생기는 것은 좋지만 한 개인으로서 각자의 욕구를 존중하기
p.174: 마이크가 동갑내기 지나와 결혼한 지 4년째 됐을 때, 둘은 스물여덟 살이었다. 당시 그들의 주변에는 이미 첫 이혼을 경험한 지인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마이크와 지나의 사이는 여전히 좋았고 이혼은커녕 시간이 갈수록 유대는 더 강해졌다. 둘은 어떤 이야기도 나눴고 성생활에도 만족했다. 어느 날이었다. 호기심 왕성한 지나가 "우리라면 여러 일을 함께 탐구할 수 있다고 생각해"라고 말하며 스와필 클럽에 가보자고 제안했다. 지나는 둘의 관계가 쉽게 무너지지 않으리라 강하게 믿었고, 마이크 역시 마찬가지였으므로 그녀의 자극적인 제안에 동의하고 말았다.
...중략(스와핑 얘기)...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한동안 침묵이 이어졌다. 한참 뒤에 지나가 내뱉은 말은 "우리, 잘못된 일을 저질렀는지도 몰라"였다. 지나는 울면서 자책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는 지나와의 관계가 달라질 것만 같은 나쁜 예감에 휩싸였다. 마이크의 예감은 여지없이 적중했다. 두 사람은 여전히 함께 지냈지만 전에 없던 서먹함을 걷어낼 수는 없었다. 반년 후 지나는 이혼을 제안했고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막을 내렸다. 마이크와 지나의 성 모험은 실패로 끝났다. 옛이야기를 끝낸 마이크는 "그때는 둘 다 젊었고 무엇이든 시도해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았어. 우리는 마음의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모험을 해버린 거야. 실제로 겪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원했던 세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거지" 하고는 쓴웃음을 지었다. 스와핑과 폴리아모리 모두 여러 명과 성애 관계를 맺는 '논-모노가미'의 범주에 속하지만, 추구하는 지점과 성애관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p.215: "일년 전에는 파트너가 두 명이었는데 지금은 한 명이에요. 파트너의 수는 사랑의 방식과 밀접하게 관련하지요. 또 사회적으로 어떻게 수용될까 하는 고민도 생기고요. 하지만 내게 있어 가장 큰 관심은 파트너가 몇 명이냐가 아니라 누구를 어떻게 사랑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p.226: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받지 못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인정받지 못한다.'
'아무리 호소해도 존중받지 못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위 세 문장은 끈질기고 강력하다. 저 문장에 해당하는 일들은 영역과 심도를 불문하고 사회적 삶의 어디에선가 혹은 어디에서도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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