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인생의 이야기

한줄평: 테드창은 천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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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외계인 이야기] 

그들은 아주 먼 옛날, 이름조차 알 수 없는 한 은하계로부터 지구에 '퍄견'되었다. 이 외계인들의 목적은 지구를 정복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별다른 무기라고 할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무기였다. 그들은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목표물의 몸 안으로 몰래 침투한 뒤 생명체의 장기, 뼈, 지방 조직을 사용해 일종의 공장을 만들고 자기 자신을 복제하여 목표물을 파괴한 다음 또 다른 목표물을 찾아 떠나는 것이었다. 공격을 당한 목표물은 사망하기도 하고, 영구적인 후유증이 남기도 했다.

 

그들의 활동은 워낙 치밀하고 은밀했기에 호모사피엔스들은 오랜 시간 동안 이 외계인들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갈 무렵, 일련의 생물학자들에 의해 그들의 존재가 드러나고 말았다. 그리고 호모사피엔스와 그들의 오랜 전쟁이 시작되었다.

 

호모사피엔스들은 그들을 막기 위한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스스로의 모습을 숨겨 호모사피엔스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변이를 시도했다. 새로운 변이와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생화학 무기가, 다시 그것를 피하기 위한 새로운 변이와 그것을 막기 위한 새로운 무기가 끊임없이 개발되었다. 무한 군비경쟁이었다. 

 

지구에서의 성과가 시원치 않자 마침내 그들의 고향 행성을 지배하던 코로나 왕족이 운석을 타고 지구로 '퍄견'되었다. 그들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호모사피엔스가 아닌 다른 동물들을 먼저 공격하기 시작했다. 과연 왕족 출신 다운 교묘한 계략이었다. 돼지와 박쥐를 공격하며 세력을 확장한 그들은 호모사피엔스들의 교만과 방심이 극에 달했다고 판단한 순간 총 공세를 퍼부었다. 수년에 걸쳐 호모사피엔스 측에서 수백만의 전사자와 수억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비록 호모사피엔스를 멸종시키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100년 전쯤 이베리아반도에서의 큰 승리 이후 오랜만에 얻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그들은 자축했다.

 

그들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았다. 그들이 보았을 때 호모사피엔스의 지구 장악력은 여전히 커지고 있었지만, 머지않아 호모사피엔스를 능가할 만한 새로운 위협이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언젠가 지구 정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그들은 선제공격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컴퓨터들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