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줄평: 페이팔 마피아 클라스
p.48: 경제학자들은 왜 그토록 경쟁에 집착하며, 경쟁을 이상적인 상태라고 말하는 것일까? 이것은 전적으로 역사의 유물이다. 경제학작들은 19세기 물리학자들의 업적에서 수학을 베껴왔다. 경제학자들은 개인과 기업을 고유한 창조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교환 가능한 원자로 여긴다. 경제 이론들이 완전경쟁의 균형 상태를 자꾸 설명하는 이유는, 완전경쟁이 최선의 사업 형태라서가 아니라 모형화하기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예리한 통찰로 시작한다. "행복한 가정들은 모두 다 비슷비슷하다. 불행한 가정들은 모두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 하지만 비즈니스는 이와는 정반대다. 행복한 기업들은 다들 서로 다르다. 다들 독특한 문제를 해결해 독점을 구축했기 대문이다. 반면에 실패한 기업들은 한결같다. 경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p. 63: 간단히 말해서 오늘의 기업 가치는 그 회사가 미래에 벌어들일 모든 돈의 총합이다. (물론 어느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미래 현금 흐름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야 한다. 현재의 일정 금액은 미래의 같은 금액보다 더 큰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p.67: 독점기업의 특징
먼 미래까지 높은 현금 흐름이 예상되는 회사는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모든 독점 기업은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지만, 보통은 다음과 같은 특징 중 몇 가지를 가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특징이란 각각 독저 기술, 네트워크 효과, 규모의 경제, 그리고 브랜드 전략이다.
이 특징들은 회사를 세울 때 반드시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할 체크 목록은 아니다. 독점기업이 되는 지름길 따위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특징을 기준으로 사업을 분석해본다면 어떻게 해야 존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할 때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1. 독자 기술
유용한 경험칙 하나를 제시하자면, 독자 기술은 가장 가까운 대체 기술보다 중요한 부분에서 '10배'는 더 뛰어나야 진정한 독점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보다 못한 개선은 지엽적인 개선으로 인식돼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나 이미 참가자들이 수두룩한 시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10배의 개선을 이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고안해내는 것이다. 아무것도 없던 곳에 무언가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면, 그 가치의 증가폭은 이론상 무한대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해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법도 있다. 10배가 더 뛰어나면 경쟁에서 탈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페이팔은 이베이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방법을 10배는 편하게 만들었다. 아마존이 처음으로 10배의 개선을 이룬 것 역시 눈에 띄는 것이었다. 다른 온라인 서점에 비해 아마존은 10배 이상 많은 책을 선보였던 것이다. 1995년 아마존이 출범하면서 '지상 최대의 서점'이라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소매점들은 최대 10만 부 정도까지 재고를 보유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아마존은 물리적 재고를 전혀 보유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10배의 개선을 이루는 방법 중에는 우월한 통합 디자인을 하는 방법도 있다. 2010년 이전에는 태블릿 컴퓨팅이 얼마나 형편없었는지, 실질적 시장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할 정도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XP 태블릿 PC 에디션' 제품은 2002년에 처음 출시되었고, 노키아는 자사의 '인터넷 태블릿'을 2005년에 출시했지만 두 제품 모두 사용하는 게 오히려 고역이었다. 그러던 차에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했다. 통합 디자인을 얼마나 개선했는지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어찌 되었든 아이패드가 이전의 제품들보다 적어도 10배 이상의 개선을 이룬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태블릿 PC는 쓸 수 없던 것에서 쓸모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2.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수록 해당 제품을 더 유용하게 만들어준다. 친구들이 모두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면 당신도 페이스북에 가입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혼자서 다른 소셜 네트워크를 선택한다면 괴짜 취급이나 받을 테니 말이다.
네트워크 효과는 강력한 것이지만, 그 효과를 누리려면 초창기의 사용자들에게 해당 제품이 가치가 있어야 한다. 어떤 네트워크든 처음에는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설적이지만 네트워크 효과가 필요한 사업은 특히나 더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처음에는 겨우 하버드 대학생들 사이에서만 사용되었다. 마크 저커버그의 첫 작품은 수업을 함께 듣는 친구들이 모두 가입할 수 있게 구상되었을 뿐, 지구상 모든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게 디자인된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점은 MBA 출신들이 왜 좀처럼 성공적인 네트워크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는지도 설명해준다. 초기 시장이 너무 작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사업 기회로조차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p.74: 작게 시작해서 독점화하라
모든 신생 기업이 처음에는 작게 시작한다. 모든 독점 기업은 시장을 크게 지배한다. '따라서 모든 신생기업은 아주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너무 작다 싶을 만큼 작게 시작하라. 이유는 간단하다. 큰 시장보다는 작은 시장을 지배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초기 시장이 너무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분명히 너무 큰 것이다.
p.106: '린 스타트업'은 방법론일 뿐 목표가 아니다. 기존에 있는 물건에 작은 변화를 주는 것으로는 지역 시장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세계 최고가 될 수는 없다. 아이폰으로 화장지를 주문할 수 있는 앱 중에서 최고로 괜찮은 것을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담한 계획 없이 재현만 해서는 결코 0에서 1이 될 수 없다.
p.151: 탈 것이냐, 내릴 것이냐
일반적으로 말하면 회사에 참여할 사람은 풀타임으로, 다시 말해 전업으로 참여해야 한다. 하지만 가끔은 이 원칙을 깨야 할 때가 생긴다. 예컨대 변호사나 회계사는 보통 외부에서 고용하는 것이 좋다. 그런 누가 되었든 스톡옵션을 갖고 있지 않거나 고정 월급을 받아가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미래에 더 많은 가치를 창조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시일 내에 돈이 되는 쪽으로 기울게 되어 있다. 컨설턴트를 고용해봐야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간제 직원은 소용이 없다. 심지어 출근하지 않고 원격지에서 일하는 것도 피해야 할 일이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종일 함께 잇지 않으면 생각의 차이가 조금씩 벌어질 수 있다.
p.197: 컴퓨터 과학이라는 이데올로기
컴퓨터가 인간을 대체해야 한다는 편견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유행어는 '빅데이터'다. 오늘날 기업들이 끝없이 데이터를 갈구하는 것은, 데이터가 더 많으면 항상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고 잘못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빅데이터는 보통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데이터다. 컴퓨터는 사람이 찾아내지 못하는 패턴을 찾아낼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출처로부터 패턴을 비교하거나 복잡한 행동을 해석할 줄은 모른다. 오직 인간인 애널리스트들만이 쓸모 있는 통찰 결과를 찾아낼 수 있다.
우리가 빅데이터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기술을 신기한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컴퓨터 혼자서 해낸, 별것 아닌 일들에는 감동하면서도 인간이 컴퓨터의 똑똑하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며 이뤄낸 커다란 업적들은 무시한다. 왓슨이나 딥블루, 혹은 계속 발전하는 기계학습 알고리즘 같은 것들은 멋지다. 하지만 미래에 가장 가치 있는 기업들은 컴퓨터 혼자서 무엇을 해결할 수 있을지 묻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그들은 그렇게 물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간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컴퓨터가 도울 수 있을까?'
p.202: 대부분의 청정기술 기업이 도산한 이유는, 모든 기업이 반드시 답해봐야 할 일곱 가지 질문 중 한 가지 이상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1. 기술: 점진적 개선이 아닌 획기적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2. 시기: 이 사업을 시작하기에 지금이 적기인가?
3. 독점: 작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가지고 시작하는가?
4. 사람: 제대로 된 팀을 갖고 있는가?
5. 유통: 제품을 단지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전할 방법을 갖고 있는가?
6. 존속성: 시장에서의 현재 위치를 향후 10년, 20년간 방어할 수 있는가?
7. 숨겨진 비밀: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독특한 기회를 포착했는가?
어떤 산업에 종사하든 훌륭한 사업 계획을 세우려면 이 질문들에 대해 답을 해봐야 한다. 좋은 답을 갖고 있지 않다면 많은 '불운'을 만나게 될 것이고, 사업은 실패할 것이다. 일곱 가지 모두를 제대로 공략한다면 운명을 지배하고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대여섯 가지만 제대로 답해도 성공할지 모른다. 하지만 청정기술 버블 사태를 보며 놀라운 점은, 사람들이 훌륭한 답을 한 가지도 갖고 있지 않으면서도 회사를 세웠다는 점이다. 마치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란 것처럼 말이다.
p.204: 기업들은 10배의 개선을 이루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점진적 개선은 최종 사용자 입장에서는 전혀 개선으로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기술보다 20퍼센트가 더 효율적인 풍력발전 터빈을 개발했다고 치자. 실험실에서 테스트했을 때 그 정도가 나왔다는 얘기다. 얼핏 훌륭하게 들리겠지만, 이 정도의 실험 결과로는 실제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을 때 맞닥뜨리게 될 비용이나 위험 요소를 전혀 상쇄할 수 없다. 그리고 새 시스템이 정말로 그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20퍼센트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막상 새 제품을 팔려고 하면 과장된 주장에 워낙 익숙한 사람들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새 제품이 10배가 훌륭할 때만 고객에게도 제품이 명백히 우월하다는 주장을 펼칠 수 있다.
p.243: 결정적으로 애플의 가치는 특정한 인물의 단 하나의 비전에 의존했다. 이 점은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회사가 이상하게도 보다 '현대적인' 조직이 아니라 봉건적 군주제를 닮는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단 한 사람뿐인 독특한 창업자는 권위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강력한 개인적 충성을 얻어낼 수 있으며, 몇십 년을 내다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훈련받은 전문가들로 채워진 비개인적 관료제는 얼마든지 길게 유지될 수 있음에도 오히려 시야가 더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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