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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요약 정리

프레임 (책 요약 정리)

한줄평: 대체로 뻔한 심리학 책이긴 했지만, 그래도 '프레임'에 초점을 둔 점은 좋았다.


p.56: 우리의 하루를 마음대로 설계할 수 있다면 경험의 순서를 현명하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만일 안 좋은 일과 좋은 일을 하나씩 경험할 수 있다면, 무엇을 먼저 경험하겠는가? 대체로 안 좋은 일을 먼저 경험하는 것이 낫다. 안 좋은 일 다음에 경험하는 좋은 일은 더 달콤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뒤에 경험한 좋은 일이 앞에서 경험한 안 좋은 일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p.58: TV를 많이 보는 사람들은 TV로 인해 생긴 프레임 때문에 세상을 보는 시각에서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을 보인다.

  1. TV를 많이 보는 사람은 세상을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2. TV를 많이 보는 사람은 사람들을 덜 신뢰한다.
  3. TV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세상에 대해 음모론적인 시각을 갖기 쉽다.
  4. TV를 많이 보는 사람일수록 물질주의적 가치관이 강하다.

TV 뿐만 아니라 모든 매체가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프레임 역할을 한다. 그중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이 광고다. 효과적인 광고는 '대상에 대한 판단(judgment of an object)'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대상(an object of judgment)' 자체를 바꾼다. 다시 말해 대상을 보는 프레임 자체를 바꾸어버린다.

 

지금은 일상적인 제품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쓰임이 전혀 달랐던 구강 청정제를 예로 들어보자. 구강 청정제는 원래 치과에서 사용하던 치과용 의약품이었다. 그러나 이 의약품을 파는 회사에서 판매를 늘리기 위해 기가 막힌 광고 전략을 사용했다.

 

Halitosis.

 

뭔가 있어보이는 단어 같지만 실은 '입 냄새'를 뜻한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입 냄새는 일상적인 것이었다. 누구에게서나 입 냄새가 났다. 그런데 이 회사는 일련의 광고를 통해 입 냄새를 일상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치명적인 장애물로 프레임하기 시작하였다.

 

 

 

 

 

 

 

p.71: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내일이다."

"다시는 사랑하지 못할 것처럼 사랑하라."

"늘 마지막으로 만나는 것처럼 사람을 대하라."

 

언제 들어도 가슴 벅차게 하는 말들이다. 이런 말들은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다시 보게 만들고 이제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방식으로 주어진 시간과 사람들을 대하게 한다. 이렇게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사람들이 "그냥 하루하루 대충 사는 거지 뭐"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더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사는 건 자명하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갖기 쉬운 프레임은 대개 하위 수준이다. '당장 먹고살아야 하기 때문에' '귀찮아서' '남들도 다 안 하는데 뭘' 등과 같은 생각은 하위 수준 프레임의 전형이다.

 

그렇다면 상위 수준과 하위 수준 프레임을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상위 프레임에서는 'Why(왜)'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에서는 'How(어떻게)'를 묻는다는 점이다.

 

상위 프레임은 왜 이 일이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는다. 비전을 묻고 이상을 세운다. 그러나 하위 수준의 프레임에서는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인 절차부터 묻는다. 그래서 궁극적인 목표나 큰 그림을 놓치고 항상 주변의 이슈들을 좇느라 에너지를 허비하고 만다. 상위 수준의 프레임을 가족 있는 사람은 No보다는 Yes라는 대답을 자주 하고, 하위 수준의 프레임을 가진 사람은 Yes보다는 No라는 대답을 많이 한다.

 

 

 

 

 

 

 

p.90: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소유' 자체를 목적으로 구매했던 물건(옷, 보석, 전자 제품 등)과 '경험'을 목적으로 구매했던 물건(콘서트 티켓, 스키 여행 등)을 한 가지씩 고르게 했다. 그런 다음 두 가지의 구매 물건 중에 무엇이 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선택하라고 했다.

 

그 결과 경험을 위한 구매가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는 사람이 전체 응답자의 57%였고, 소유를 위한 구매가 더 행복하게 해줬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이는 어떤 물건의 구매 행위를 통해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것이 소유 자체를 위해 구매하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행복감을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p.99:

'문제: 화씨 50도는 섭씨로 몇 도인가?'

 

누군가 이 문제를 신속하게 풀었을 때, 우리는 그를 똑똑한 사람이라고 부를지언정 지혜로운 사람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 문제를 눈 깜짝할 사이에 풀어내는 계산기를 붙들고 '지혜로운 계산기'라며 떠받들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이 문제에는 단 하나의 분명한 정답이 존재하고, 그 답은 누구나 공식에 맞춰 쉽게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학자나 인지심리학자들은 이와 같이 분명한 답이 존재하는 문제를 '잘 구조화된 문제' 혹은 '잘 정의된 문제'라고 부른다.

 

반면 지혜를 필요로 하는 문제는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 혹은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다. 예를 들어 '영국은 EU에서 탈퇴해야 하는가?'라는 문제나 '부부가 이혼할 경우 자녀의 양육권은 둘 중 누가 가져야 하는가?'와 같은 문제들이 이 범주에 해당한다. 이런 문제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고 사람들마다 보는 과점, 즉 프레임에 따라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의 해결책을 놓고는 자신의 프레임을 상대방에게 주입시키기 위한 치열한 '프레임 전쟁'이 벌어진다.

 

정치 세력들이 주요 선거를 앞두고 이슈가 되는 구호와 어젠더를 선점하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선거를 '민주 vs 비민주'로 프레임 할 것이냐, 아니면 '혼란 vs 안정'으로 프레임할 것이냐, 지방선거를 '중앙 정부 심판의 기회'로 프레임할 것이냐, '지방 부패 세력 심판의 기회'로 프레임할 것이냐의 문제에 각 정당들이 사활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잘 구조화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세상 자체가 애매함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경험하고 부딪히는 사건들에 단 하나의 분명한 답이 존재한다면 프레임도 지혜도 필요 없다.

 

 

 

 

 

 

 

p.121: 나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에, 내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현실 사이에는 어떤 왜곡도 없다고 믿는 경향을 철학과 심리학에서는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고 한다. 소박한 실재론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선택한 것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선택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자기중심적 프레임 때문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을 '허위 합의 효과(false consensus effect)'라고 하는데 자신의 의견이나 선호, 신념, 행동이 실제보다 더 보편적이라고 착각하는 자기중심성을 나타내는 개념이다. 허위 합의 효과에 사로잡힌 우리가 깨달아야 할 사실은, 이 세상에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는 점이다.

 

 

 

 

 

 

 

p.124: 자기중심적인 프레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버릇이 있다. 예를 들어 타인을 능력 차원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도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기 자신을 정의할 때 능력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도 동일한 차원에서 평가하게 된다.

 

주변을 잘 살펴보라. 어떤 사람이 10명의 주변 사람을 평가할 때, 그 10명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한두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돈을 중시하는 사람은 그 10명의 사람을 돈으로 평가할 것이고, 날씬한 몸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타인들을 몸매로 평가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말하는 평가나 내용을 보면,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보다 우리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더 많이 드러낸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옛말이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셈이다.

 

 

 

 

 

 

 

p.126: 'Polite'라는 단어가 제시된 후 다음 네 가지 질문 중 하나가 주어진다.

  1. 이 단어가 당신을 잘 나타냅니까?
  2. 이 단어가 오바마 대통령을 잘 나타냅니까?
  3. 이 단어가 대문자로 쓰였습니까?
  4. 이 단어가 Rude의 동의어입니까?

이 실험에서 반복적으로 나온 결과는 1번 질문을 받은 사람들이 단어를 가장 잘 기억했다는 점이다. 똑같은 단어라도 '자기 자신'과 관련지어 생각하게 하면 기억을 더 잘한다는 얘기다. "내가 정직한가, 공손한가, 창의적인가?"라고 물어보는 것이 "철수가 정직한가, 공손한가, 창의적인가"라고 물어보는 것보다 훨씬 더 기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자기'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것이든 자기 자신과 관련지어 바라볼 때 기억이 잘되는 이런 현상을 '자기 준거(self-reference) 효과'라고 한다.

 

이 실험을 하는 동안 당신의 뇌 활동을 촬영했다고 하자. 어떤 일이 벌어질까? 놀랍게도 사람들이 어떤 단어를 '자기'와 관련짓는 작업을 할 때는 뇌의 영역 중 내전전두피질이라는 부위가 활발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p.134: 누군가에게 본인이 외향적이냐고 물었을 때 가장 빈번히 나오는 대답은 '그때그때 다르다'이다.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는 수다쟁이가 되지만, 잘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조용해지기 때문에 내 자신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고 느낀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자신 있게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그 사람은 외향적이거나 내성적이거나 둘 중 하나다.

 

다른 사람의 행동은 그 사람의 성격이나 신념 같은 내적인 요소들로 설명하지만, 우리 자신의 행동은 상황적인 요인들로 설명한다. 네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기 때문이고, 내가 늦은 것은 차가 막혔기 때문이다. 네가 내 생일을 잊어버린 것은 사랑이 식었기 때문이고, 내가 네 생일을 잊어버린 것은 실수였다. '넌 원래 그런 사람이라서' 그런 실수를 하는 것이고, '난 어쩌다 보니' 그런 실수를 한 것이다. 네 마음속에는 진짜 그런 마음이 있기 때문에 심한 말도 서슴지 않는 것이고, 나는 단지 실수로 말이 잘못 나왔을 뿐이라고 합리화시킨다.

 

타인의 행동에 대한 이런 식의 판단은 인간관계에서 심각한 오해를 불러온다. 상대방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먼저 고려하기보다는 '넌 원래 그런 사람이야'라고 규정짓기 때문이다.

 

진정한 지혜는 내가 나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과 동일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마음의 습관에서 나온다.

 

 

 

 

 

 

 

p.142: 지난 수십 년간 사회심리학 연구가 밝혀낸 사실은 보통의 사람들은 '사람 프레임'으로 세상을 본다는 점이다. 보통의 존재는 어떤 사람이 착한 일을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착하기 때문이고, 악한 일을 하는 이유는 그 사람이 악하기 때문이라는 '사람 프레임'의 지배를 받는다. 그러나 놀랍게도 '사람 프레임'이 언제나 옳다는 과학적 증거는 생각보다 빈약하다. 오히려 사람의 행동은 그가 처한 상황에 의해 결정된다는 '상황 프레임'을 지지하는 증거가 많다.

 

(중략)

 

이 실험 조건에서는 동조자들 중 한 명을 택해서 그에게는 다수를 따르지 말고 정답을 고르게끔 한다. 한마디로 피험자에게 '자기편'을 한 사람 만들어준 것이다. 그랬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정답률이 100%에 가깝게 회복된 것이다. 한 사람의 동지가 피험자들에게 소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준 셈이다. 이는 우리가 소신을 지키지 못하는 이유가 천성적으로 겁쟁이거나 소심해서가 아니라 우리 줍녀에 그 '한 사람'이 없기 때문임을 보여준다. 단 한 명의 동지도 없는 상황에서 인간이 소신을 지키기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통계적으로 약 25%),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의 동지만 있어도 인간은 강해진다. 우리를 강하게 만드는 힘은 '내 편 한 사람'이라는 상황에서 나온다.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또 하나의 변형된 조건에서도 역시 동지를 만들어주었는데, 이 사람은 정답을 선택하지 않고 대신에 다수가 택한 오답이 아닌 또 다른 오답을 선택하는 사람이었다. 나와는 의견이 다르지만 다수와도 의견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보자면 새로운 의미의 동지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래도 결과는 동일하게 나타났다!

 

만일 우리가 사람 프레임만을 사용한다면 다수의 의견에 가끔씩 동조하는 보통의 존재를 필요 이상으로 비난하게 된다. 또한 소신을 지키는 소수의 사람들을 발굴하는 것으로 상황을 개선하려 들 것이다. 그러나 더 좋은 해결책은 집단의 다양성을 보장하여 우리 모두의 소신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는 상황 프레임으로 세상을 볼 때 가능한 일이다.

 

(중략)

 

상황 프레임을 갖게 되면 결고 이전처럼 사람을 볼 수 없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원래 착하기 때문이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은 원래 악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원래 그런 류의 사람이고, 부자는 원래 그런 류의 사람이다.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은 원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사람 프레임에 입각한 이런 생각들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상황의 힘을 직시하게 되면, 나쁜 행동을 한 사람에게 조금은 더 관대해진다. 착한 일을 한 사람은 조금 덜 영웅시하게 된다. 쉽고 익숙한 '사람 프레임'에서 불편하지만 진실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 프레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p.168: '타인에게는 나 자신이 상황이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 다른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내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상황 때문에 기인한다는 깨달음. 그것이 지혜와 인격의 핵심이다.

 

(중략)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너의 한마디'란 말은 있어도, '너의 인생에 힘이 되어준 나의 한마디'는 없다. 우리가 겸손하기 때문이 아니라, 나의 영향력은 좀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길에 처음 만난 사람과 헤어지면서 '덕분에 즐거웠습니다'라고 말하는 건 흔해도, '제 덕분에 즐거우셨죠?'라고는 묻지 않는다. 건방지게 보일까 봐 두려워서가 아니라 미처 그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구걸하는 사람을 그냥 지나치는 사람을 보고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지나치는 나를 보고 누군가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교훈을 얻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누군가를 보고 '세상은 아직도 따뜻해'라고 생각하면서도, 언젠가 그런 행동을 한 나 때문에 누군가 그런 희망을 가졌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이렇든 우리는 철저하게 자신의 영향력에는 눈을 감고 있다.

 

 

 

 

 

 

 

p.177: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념과 기대는 먼저 우리의 행동을 바꾼다. 그리고 우리의 행동은 그에 반응하는 타인의 행동을 바꾼다. 우리는 상대방의 행동이 나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저 사람은 원래 그렇구나. 내 생각이 맞았어'라고 자신의 신념을 정당화한다. 흑인이 폭력적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백인은 흑인을 대할 때 경계한다. 자신을 경계하는 사람을 대하면 누구라도 행동이 어색하고 불친절할 수밖에 없다. 이를 보고 '아, 역시 흑인은 그렇구나'라고 자신의 신념을 확증해버리는 사람은, 상대 흑인의 행동을 유발한 사람이 정작 자기 자신임을 모르는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구조를 심리학에서는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고 부른다. 기대가 그에 부합하는 현실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다른 사람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내 선입견이 먼저 내 행동을 바꾸고, 그 행동이 타인의 행동을 바꾸는 이 위험한 순환을 인식할수록 우리는 지혜로워질 것이다.

 

 

 

 

 

 

 

p.255: 이득으로 오는 만족보다는, 동일한 양의 손실이 주는 심리적 충격이 더 크다. 카너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손실은 이득보다 2.5배 정도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손실 혐오(loss aversion)'라고 한다.

 

 

 

 

 

 

 

p.292: 최근 10년 법칙의 수정을 요하는 연구들이 발표되었다. 10년 법칙의 창시자 앤더슨 교수도 10년 법칙이 지나치게 단순화되고 왜곡되어 일반인에게 소개되고 있다고 실토하였다. 그에 따르면, 자신이 말하는 연습이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특정 학습 목표를 위해 정교하게 설계되고, 가르치는 선생님이 존재하며, 자기 수행에 대한 즉각적이고 반복적인 피드백이 존재하는 계획된 훈련(deliberate practice)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그저 시간만 쌓아가는 단순 반복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탁월성에 이르기 위해 집요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최고 수준의 전문성이 노력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대학에 나오는 '심성구지, 수부중불원의'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마음으로 간절히 원하고 노력하면 비록 적중하지는 못해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